신앙 에세이
GRACE CHURCH — 흔한 고민 No. 01

기도해도 응답이 없다고
느껴질 때

침묵도 하나님의 언어일 수 있다는 것에 대하여

글 · 박동준 목사  |  기독교한국침례회 은혜교회

기도한 지 오래됐는데,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. 분명 간절했고, 눈물로 매달리기까지 했는데도 하늘은 그저 조용합니다. 그럴 때 마음속에는 여러 질문이 동시에 밀려옵니다. 하나님이 정말 계신 걸까. 내 기도가 부족한 걸까. 혹시 내가 뭔가 잘못한 걸까.

흥미로운 것은, 성경 속에서 하나님을 가장 깊이 사랑했던 사람들도 똑같은 자리에 서 있었다는 사실입니다. 다윗은 시편 곳곳에서 "여호와여 어느 때까지니이까"라고 따져 물었습니다. 선지자 하박국은 아예 대놓고 항의했습니다.

내가 부르짖어도 주께서 듣지 아니하시나이다
내가 강포를 인하여 외쳐도 주께서 구원하지 아니하시나이다

하박국 1:2

다윗과 하박국의 공통점은 하나입니다. 침묵 앞에서도 등을 돌리지 않았다는 것. 오히려 더 가까이 다가가 따져 물었다는 것. 그러니 지금 느끼는 서운함과 답답함은, 신앙이 무너지고 있다는 신호가 아니라 여전히 하나님과 씨름하고 있다는 증거일 수 있습니다.

"응답이 없는 것이 아니라,
아직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일 수 있습니다."

하나님은 우리의 기도에 대개 세 가지 방식으로 응답하십니다. 그렇다, 아니다, 그리고 기다려라. 문제는 우리가 오직 첫 번째만을 응답이라 여긴다는 데 있습니다. 그래서 "아니다"나 "기다려라"라는 응답을 이미 받고 있으면서도, 그것을 침묵이라 오해하곤 합니다.

사도 바울에게는 그가 "육체의 가시"라 부른 고통이 있었습니다. 그는 이것을 없애 달라고 세 번이나 간절히 구했습니다. 그런데 하나님의 응답은 가시의 제거가 아니었습니다.

내 은혜가 네게 족하도다
이는 내 능력이 약한 데서 온전하여짐이라

고린도후서 12:9

바울이 원했던 답은 가시의 제거였지만, 그가 받은 답은 은혜의 충분함이었습니다. 우리도 종종 문제의 해결을 구하지만, 하나님은 그 문제 한복판에서 함께 계시는 임재로 응답하실 때가 있습니다. 원하던 답이 오지 않았다고 해서, 응답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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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렇다면 이 침묵의 시간을, 오늘 우리는 어떻게 지나야 할까요.

지나는 법

요청에서 임재로. "이것을 해주세요"라고만 구하던 기도에, "지금 이 자리에 함께 계셔 주세요"라는 기도를 더해 보세요.

기록하기. 무엇을 구했는지, 지금 마음이 어떤지 짧게라도 적어보면, 하나님이 그 기도를 어떻게 다뤄오셨는지가 나중에 눈에 보이기 시작합니다.

혼자 견디지 않기. 지금 붙들고 있는 기도 제목을 목장 식구에게 나눠보세요. 함께 기도해 줄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 침묵의 무게는 가벼워집니다.

하나님의 침묵은 부재의 증거가 아니라, 때로는 더 깊은 일하심의 시간입니다. 지금 이 기다림 가운데도, 주님은 여전히 당신과 함께 계십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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기독교한국침례회 은혜교회 · 담임목사 박동준